[사례편] 스페어타이어 전략

기업부설연구소의 연구전담요원 수를 최소 인원으로 신고한 상태에서 간혹 예상하지 못한 결원이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 전 전문위원단 소속의 한 전문위원에게 연락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케어하는 멘티기업의 대표가 기업부설연구소 소속의 연구전담요원 한 명이 자진 퇴사를 하겠다고 사표를 제출하여 기업명은 밝히지 않은 채로 기업부설연구소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콜센터에 전화로 문의를 했더니 결원 발생 후 일주일 안에 자진해야 하고 신고를 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자진 취소 절차를 설명하면서 회사명을 묻길래 다급히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그 후에 해당 전문위원에게 전화로 마땅한 방법이 없는지 문의를 해와서, '스페어타이어 전략'을 지도해 주었는데 적절하게 잘 대처한 것인지를 물어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전문위원에게 적절히 잘 안내하였다고 칭찬을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4대 보험 중, 고용보험을 제외한 나머지(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는 복수 가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주위를 잘 살펴보면 생각보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직장을 다니는 인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이들 중 적합한 인재를 임시로 우리 회사에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 기업부설연구소의 연구전담요원으로 등록해 두는 것이 스페어타이어 전략입니다.

허위로 서류를 작성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최소한 주 2시간이라도 실제로 기업에 와서 근무를 하도록 해야 하며, 주 2일 근무조건에 맞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4대 보험가입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급여와 기업부담금을 모두 다 포함하더라도 주 40시간 근로자 대비 1/10 미만 수준의 비용 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이 전문위원으로부터 긴급한 전화 연락을 받았습니다. 멘티기업 대표로부터 지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기업부설연구소에 대한 불시 긴급 점검을 받고 있는데, 주 2시간 근로계약한 사람이 현재 외부에 있다고 했더니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잠시 자리를 나와 전문위원에게 긴급히 연락이 와서 본인도 제게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스페어타이어 전략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풀타임 직원으로 교체를 했어야 하는데 계속 그대로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 도로에서 펑크가 나서 긴급히 스페어타이어로 교체를 했으면 최대한 빨리 카센터로 갔었어야지 무모하게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 가면 어쩌자는 말이냐' 라고 크게  나무라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필자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의 사례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하루 6시간 무역회사의 영업사원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 퇴근해서는 밤 8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무려 10시간을 대리운전 기사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지만, 이 사람의 본업은 대리운전 알바가 아니라 4대보험 가입이 되어 있는 무역회사 영업직원 입니다. 따라서, 비록 주 2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4대 보험 가입이 되어 있는 바로 이 직장이 주된 직장이고, 4대 보험 가입 없이 현재 일하고 있는 그 직장이 바로 '아르바이트'인 것입니다."

이 말은 다행히 현장점검을 나온 담당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었고 4대 보험가입서류와 실제 주2시간 근무일지를 살펴본 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아무 일 없이 그대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스페어타이어를 달고 목적지까지 그대로 주행하더라도 그것이 교통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가장 가까운 카센터를 방문하여 정상적인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 일로 해당 전담전문위원과 멘티기업은 스페어타이어 전략을 뼈 속 깊이 체험을 하게 되었으며, 그 일이 있은지 일주일 후 스페어타이어를 정상 타이어로 교체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칫 스페어타이어 전략을 단지 편법으로만 인식하고 있었다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한 편으로 스페어타이어 전략을 적시에 적법하게 활용하여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서를 문제없이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럽기도 했던 사례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