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자나 보증이 불가능했던 건설회사가 R&D과제 신청을 통해 대박난 사례
10년 이상 시공사만 해 온 건설회사 대표가 기업R&D역량 진단을 받으면서, '나라에서는 말로는 건설 경기를 부양한다고 하면서 왜 건설회사에는 융자지원을 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크게 한숨을 내쉬며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었습니다.
담보할 부동산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건설회사는 순수 신용만으로 보증기관이나 정책기금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사실에 심한 허탈감을 안고 반신반의하며 기업R&D 진단을 신청했던 이 기업에게 소개했던 전략이 바로 '코스메틱 전략' 이었습니다.

다양한 현장 토목공사 수행 경험이 있던 이 건설회사에게 전담 전문위원이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면서 각종 건설 기자재는 어떻게 조달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주로 건설 기자재 도매상으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조달하고 있는 기자재 중에서 직접 공장으로부터 수급받는 기자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시 물었고 생산 공장으로부터 직접 공급 받는 건설자재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그 중 한, 두가지 품목을 OEM으로 조달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했고, 며칠 후 이 건설회사는 토목공사에 필요한 H빔을 비롯해 몇몇 자재들을 OEM 생산 방식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이에 전담 전문위원은 생산공장과 외주생산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고, 그 계약서로 사업자등록 상에 제조업을 추가하도록 코칭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건설 자재 중 토목 건설 현장에서 불편하거나 위험한 요소를 확인하여 개선이 시급한 건설 자재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이에 한 달 정도 논의와 고민을 거쳐 나노 소재 강관 파이프 이음쇄를 R&D과제 아이템으로 선정하였는데, 이 아이템은 기존 이음쇄를 개선하여 체결 강도를 높이면서도 현장 작업이 더 간편하도록 구상한 건설 자재였습니다.
건설회사는 이와 관련한 특허를 3~4개 정도 출원하고 3D 캐드 작업을 통해 신제품의 구조를 이미지화하여 설계 작업까지 마친 후, 당시 중기청 R&D과제를 중심으로 몇 개 과제를 신청하여 아쉽게 2억원 규모의 과제는 서면평가에서 탈락했지만, 5억원 규모의 과제에서 서면평가를 통과하여 대면평가까지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서면평가를 통과한 것과는 달리 대면평가에서는 생각보다 높은 점수로 합격점을 받아 모두가 크게 놀랐습니다.
물론 대면평가 준비를 잘한 과제책임자의 공헌도 있었으나, 과제책임자는 '무엇보다 심사위원들이 기업의 역량과 사업성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라고 하면서 '우리 회사의 매출규모와 건설 현장 경험을 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 한 것 같다'며 선정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코스메틱 전략을 통해 건설업종에 제조업종을 추가하여 차별화된 건설 자재 아이템으로 정부R&D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코칭해 준 전담 전문위원에게 거듭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처럼 코스메틱 전략을 통해 비록 제조업이 주업종은 아니지만 건설업이나 무역업, 도소매업, 해운업, 운송업 등과 같이 같이 기업의 매출규모는 큰 편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외주생산계약(OEM)을 통해 제조업종을 부업종으로 추가하여 R&D과제를 제조 아이템으로 도전한다면, 심사위원들로부터 어지간한 제조업체보다 훨씬 더 높은 사업화 역량 점수를 받을 수 있어 평가에 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스메틱(Cosmetic)은 사람만 아름답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게도 새로운 자금 조달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코스 매직(Course Magic)이 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